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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공공의 기억 재생과 유지도시/Folders 2020. 11. 14. 02:33
도시 이미지의 상징이 되는 건축물들과 현재 인간의 삶은 도시에 대한 기억을 계속해서 만든다. 도시개발이 우리 삶에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이익, 지역의 기능적 활성화와 반대로 파손된 건축물, 파손된 시대적 향수는 도시개발 사이클 속 ‘되찾기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분야에 속한다. 상징적인 건축 기념물의 파괴는 공공의 기억에 대한 파괴이고, 파손된 시대적 향수는 개인의 기억에까지 영향을 준다.
도시의 공공의 기억과 개인의 기억 도시개발 속 도시의 피해에 대한 회복의 과정에서 공공의 기억을 어떻게 유지하거나 되찾을 수 있을까? 또는 어떻게 공공의 기억을 보존할 수 있을까?
오늘날 각각의 도시는 각자의 상징적 건축물을 가지고 있다. 그 건축의 대한 가치는 지나온 세월이 될 수도 있고, 과거의 얼마나 큰 사건의 역사를 담는지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이 공공의 기억으로 자리 잡았을 때에 도시를 상징하는 영향력은 굉장히 크다. 그리고 도시가 그러한 건축물을 잃었을 때에 공공의 기억에 상당히 강한 타격을 줄 수가 있다. 나는 극단적인 예로 도시개발 중 파생된 피해는 아니지만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과 한국의 숭례문의 예를 든다.
오늘날, 두 개의 건축물은 도시와 함께 큰 역사를 담아낸 파리와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하여 숭례문은 2008년,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에 불에 탔다. 이 사고가 주민들과 공공의 기억에 주는 피해는 상상 이상이었다. 나의 경우에는 그 현장에서 마치 도시가 불타는 느낌을 받았다.
두 도시 모두 건축물의 복구를 결정하였고, 대한민국의 경우 숭례문의 완전한 복원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화재 후 5년간 복원을 마치고 2013년에 형태 복원이 완료되었다. 기억의 보존을 위해 건물의 형태적 복원을 선택한 것은 비판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역사적 가치를 논한다면 얘기는 틀려진다. 누군가는 숭례문의 복원된 형태를 보고 역사를 유추할 수 있겠지만, 숭례문이 가지고 있던 지나온 시간의 흔적과 역사는 과거가 아닌 21세기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숭례문의 복원이 기존 재료와 같은 재료를 쓰고, 기존의 전통방식으로 다시 복원된 점은 건축물이 담은 시간적 의미로 봤을 때 그리 중요해 보이진 않는다. 우리는 이미 불과 함께 건물이 담고 있는 시간을 건축물과 함께 잃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똑같은 재료와 전통방식의 복원이 이 부분 안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 그것이 과연 지나온 것들의 시간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것은 단지 기억의 보존을 위해 강제로 만들어진 박물관에 모형과 비슷하지 않은가?
숭례문 화재 전후 (사진출처= http://blog.daum.net/nhs9323/15019402) 반면, 노트르담 대성당의 지붕이 모두 불에 탄 후, 프랑스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복원을 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었다. 그 모습은 한국의 숭례문 복원을 직접 본 나에게 많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형태적인 완벽한 복원을 택하지 않고, 새로운 형태를 제안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나의 의문은 조금 더 천천히 생각해보면 숨겨진 진짜 의미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미 노트르담 대성당의 지붕도 불과 함께 가지고 있던 시간이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완전한 복원이 공공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복원시켜 줄 수 있겠지만, 역사적 시간은 숭례문과 마찬가지로 건물과 함께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노르르담 대성당의 화재 전후 (사진출처=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홈페이지)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낸 프로젝트 중 하나의 프로젝트 (사진출처=Architect Denis Laming) 이처럼 건축물을 통한 기억의 유지와 재생은 완전한 복원이 될 수도 있으며, 추상적이고 새로운 볼륨과의 하모니가 될 수도 있다. 즉 새로운 시간과 과거가 융화되어 함께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써 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억의 건축적 재구성을 위하여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스케일, 재료, 볼륨, 장식, 구조, 용도 등이 있으며, 사회, 문화적 요소로는 시대적 상황, 사회성, 상징성, 전통성, 역사성 등이 있다. 기억 재생을 위한 건축적 방법을 택할 때 그곳의 상황에 맞게 이 요소들을 고려해봐야 한다.
건축물을 통한 공공의 기억의 보존은 유지 관리에 포함된다. 파리의 오르세 박물관은 기차역에서 박물관으로 기능이 바뀌었지만, 형태를 유지함으로써, 거부감 없이 기능과 함께 사람들에게 공공의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기억을 거부감 없이 유지하는 방법은 건축물이 현 시간과 함께 시간을 담으며 흘러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르세 박물관, 파리 Archivity - 강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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