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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도시의 변화-2도시/Projects 2020. 11. 27. 02:09
파리: 벨로 폴리탄②
파리시의 벨로 폴리탄 정책은 환경오염을 줄이는 차원에서 시작한 단순한 정책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의 수를 줄일 수 없으니 사람이 사용하는 것 중 가장 환경오염에 영향을 주는 자동차를 줄이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이 정책은 현대 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적잖은 두려움마저 느끼게 한다.
개인적 견해로 이 정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도로 개혁이다.아니 좀 더 앞서 나가면 도시의 다이어트다.
순환기관을 방해하는 요소를 정리해서 가스를 도시 밖으로 배출하고 더 매끄러운 흐름을 만들어 도시의 순환을 원활하게 바꾸는 대수술을 하는 것이다.
파리는 면적이 작다. 지하철 지도만 있어도 도시를 활보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왜냐면 생각보다 지하철 노선이 파리 지도를 따라 꽤 정확하게 그려져 있고 각 역마다 볼 수 있는 관광명소를 이정표 삼으면 정말 쉽게, 원하는 장소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하철 노선을 그래도 지상으로 올라온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에펠탑에서 개선문으로 가는데 놓치는 풍경이 하나도 없다. 내 자전거를 타니까 내가 원할 때 아무 때고 출발할 수 있다. 서둘러 열차 시간에 맞출 필요가 없다. 자전거도 전기 자전거라 적은 힘으로 빨리 도달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 지하철 노선도 - 실제로 파리여행할때 니 지도 하나면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다. (출처: https://www.plandeparis.info/metro-de-paris/ratp-metro.htm) 프랑스 파리 벨로폴리탄 도로 노선도 - 지하철 노선을 그대로 지상으로 올려 이용자들이 도로를 쉽게 익히도록 하였다. (출처:https://votez-velo.paris/un-velopolitain-pour-paris/) 도로개편: 거리에 다양한 속도와 풍경을
벨로 폴리탄의 또 하나의 목표는 전면적 도로 개편이다. 기존의 도로는 유통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위주의 도로였다면, 벨로 폴리탄이 그리는 새로운 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우선의 도로다. 자전거 도로는 차도 한편에 페인트로 그려놨던 모습이 아니라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 보행자, 자전거, 자동차가 서로 다른 공간을 갖게 된다. 따라서 도로 개편을 통한 도심 내 2차 순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을 주 목표로 한다. 또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대중교통의 이룡량이 줄고 개인 이동 수단으로의 출퇴근은 선호하게 됨에 따라 이제 맞추어 도로를 보수하고 있는 중이다. 도로 보수시 무엇보다 자전거 도로에 연속성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 파리 벨로폴리탄 자전거 도로 계획도 - 차량의 진입을 막고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녹지와 이벤트 공간을 만들었다. (출처:https://votez-velo.paris/un-velopolitain-pour-paris/) 실제 파리에서 사용중인 자전거 도로 Ⓒ 유무종 도로는 더 이상 한 가지 속도만 품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게 되었다. 인도의 폭이 넓어지고 그 안에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충분한 녹지를 넣어주면 도심 속에 있는 새로운 유형의 공원이 된다. 실제로 갓길에 있는 지상 주차장의 수를 줄이면 룩셈부르크 공원의 3배에 가까운 면적을 얻게 되고 이 면적을 친환경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계획까지 구상 중이다.
도로위에 있는 자동차 주차장을 줄이면 룩셈부르그 공원의 3배 면적을 얻는다는 그림 (출처: https://www.leparisien.fr/paris-75/nous-allons-supprimer-la-moitie-des-places-de-stationnement-a-paris-annonce-david-belliard-20-10-2020-8404046.php) 자동차가 주는 이점은 빠르고 시간의 제한(출발시간)을 받지 않는다 특히 여름엔 시원하게 겨울엔 따듯하게 이동이 가능한 점이 가장 훌륭한 점이다. 하지만 그것은 실내(집)에서 실내(자동차)로 이동하여 실내(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외에 대한 개념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다. 스스로 만드는 외부의 환경으로부터의 차단은 곧 우리가 사는 도시와 차단하는 것이다. 외부의 환경을 느끼며 도시에 머무는 것이 진정한 도시공간과의 소통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안 좋은 외부적 요인(소음, 공해, 자연재해)들은 물론 막는 것이 좋지만 이런 안 좋은 요인이 늘어난 원인은 역설적으로 도시와 사람 사이에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이 정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간단하다. 바로 도시의 주인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도시 거리의 형태나 디자인이 누구를 먼저 생각하고 고려하는지,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이해하지만, 조금의 불편도 감당하지 않으려 하는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먼저 이 도시정책은 묻는다, ‘건강한 도시를 갖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어쩌면 환경의 회복 전에 우리가 먼저 회복해야 할 인간성은 자연과 사람을 향한 배려와 존중이라는 걸 알리려는 정책이 아니었을까?
Archivity - 유무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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